한국 지식인의 주류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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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굳이 지식인의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사회적 인정(認定)에 대한 욕망이나 이른바 주류(主流)에 편입되고자 하는 경향은 일반적인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글을 써서 먹고사는 지식인들이야 미디어를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지식인들에게는 그것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미디어가 더이상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 되는 본말전도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그리하여 사회참여적 성향이 강한 지식인의 경우 자기 정체성의 분열 상태마저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우리 사회의 구조상 명백히 '비주류적' 이념과 사상을 가진 좌파·진보적 지식인들이 미디어 시장에서 '주류'의 지위를 누리는, 이른바 '주류로서의 좌파라는 모순'을 들고 있다. 이는 한국 지식인의 '주류 콤플렉스'가 단순히 심리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현실적 이득이 오고가는 정치경제적 차원의 개념임을 보여준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주류 콤플렉스의 시궁창: '미디어 지식인'
'미디어 지식인'들은 미디어를 가장 중요한 사회참여 활동의 무대로 이용하기 위해 미디어의 요구와 필요에 최소한의 타협을 하는 동시에 미디어를 비교적 성역과 금기로 간주하고 그 원칙에 따라 사회이론을 개발해내고 사회비평을 한다―머리말 중에서
주류 콤플렉스에 빠진 지식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강한 미디어 지향성이다. 특히 일부 좌파·진보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주류 콤플렉스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의 '비주류'를 미디어 시장에서의 '주류'가 되는 것, 즉 '미디어 지식인'이 되는 것으로 해소·보상받으려 한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이러한 '미디어의, 미디어에 의한, 미디어를 위한' 사회참여라는 본말전도 현상은 '조선일보와 지식인'의 관계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힘의 논리에 따른 개념으로 볼 때 『조선일보』는 우리 사회 언론매체에서 '주류 중의 주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주류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극우 미디어의 특권과 영향력은 결국 주류 콤플렉스에 빠진 미디어 지식인들에 의해 확대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우리 시대 지식인에게는 『조선일보』를 계속 상종하지 않으면 주류에서 탈락하게 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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