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선 세상에도 카메라는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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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미국 교민사회에서 비디오 테잎 대여 순위 1위가 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유인즉, 고국 돌아가는 형편을 아는 데는 이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랍니다....."
문화방송 은희현 교양제작국장의 '자식 자랑'에는 이유가 있다.
90년 5월 첫방송된 이래 7년 5개월을 법·제도를 비롯한 여러 방면의 숱한 모순들과 싸워 온 이 방송 300회를 맞은 것이다. 게다가 갖은 외압과 신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탐사와 가차없는 고발정신으로 'PD저널리즘'의 장을 열어왔음을 자축하는 자리에 취재·방송에 얽힌 이야기들을 담은 글모음집을 더하게 되었으니.
PD들의 어눌한듯 진지한 표정이 문자의 옷을 입었다면 과연 어떨까? 각 PD마다 독특한 퍼스낼러티로 을 변주해 온 바있는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조금도 눅지않았다.
아니, 십 수분의 방송장면을 위해 20배가 넘는 촬영분이 묵혀지듯, 아쉬워하며 삭여야했던 남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야 말겠다는 욕심이 페이지마다 넘친다. 아무튼 못말리는 이다.
'PD수첩'의 진실찾기
1장에서는 우리 사회의 추악한 위선과 비틀린 욕망을 조명하고 있다. 2차례 방송을 통해 파렴치한 용의자들을 구속으로 이끈 바 있는 함평여고생 성추행사건은 심층취재를 바탕으로 '끝장'을 보고야 마는 의 집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10대 폭주족의 거리와 전화방에 대한 추적 보고는 모두 우리 사회의 '무의식적 심층'을 파고든 케이스이다. 특히 「이 아이들은 왜 옷을 벗는가」는 전세계적인 아동 매춘의 실태와 거리의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돕는 선진국의 사회봉사활동을 진지하게 접근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사정을 차분하게 돌아보고 있다.
2장은 우리 시대의 우울한 자화상을 되비친다. 한국인 사기피해로 신음하는 조선족들의 분노와 굶주린 북녘동포들의 참상을 전하는 PD들에게서는 인간적인 '공분'을, 금정굴학살 사건과 80년 광주항쟁 당시의 언론을 다룬 「저 뼈에도 이데올로기가 있는가」「80년 5월, 그때 언론은 죽었다」에서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는 팀의 진실찾기 노력을 볼 수있다.
그뿐이 아니다. 다음 장에선 일력의 소쩍새마을 사기행각, 그리고 육관도사 손석우의 두 얼굴을 파헤치면서 겪는 해프닝에 실소하면서도 여성문제와 반환경적 기업에 대한 취재가 왜 어려웠던지를, 또 선정성논쟁에 대한 PD들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정색을 하게 된다. 더구나 취재원들에게서 겪게되는 신변위협에 대한 불안, 일력에 대한 보도이후에 형편이 나빠진 소쩍새마을 원생에 대한 걱정 같은 인간적인 고뇌를 이야기하는 대목에선 특히 그러하다.
카메라는 돌아가야 한다
"거꾸로 선 세상이라면 바로 세우기 위해, 바로 선 세상이라면 거꾸로 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은 '국민의 힘'이라는 든든한 빽을 가진 국민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온몸으로 우리사회의 불의와 위선의 현장에 달려가 뒤틀린 탐욕과 소외된 약자들의 분노를 조명해 오면서도 방영이 미뤄진 적이 없었던 저력에는 아마도 그런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바로 의 카메라는 거꾸로 선 세상도 바로 보려는 사람들의 힘으로 돌아간다는 믿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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