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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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일본만화하면 우리는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불법만화'류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일본문화의 개방과 관련한 논란에서 부정적 이미지의 주된 타깃이 일본만화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실상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일본만화의 주류가 거의 일본의 저급 만화였던 탓도 있다. 일본의 정통 고급 만화가 제대로 소개될 기회를 누리기 어려웠던 '사회적 제약'에만 책임을 돌리기에는 우리가 가진 일본만화에 대한 지식이란 (최근에는 그렇지 않지만) 너무나도 작았다고 하겠다.
차별과 억압을 거부했던 휴머니스트 데즈카 오사무
이 책은 '아톰''흰사자 레오''사파이어 공주' 등의 캐릭터가 탄생된 초기 만화에서부터 필생의 역작이라 할『불새』에 이르기까지 데츠카 오사무의 작품세계를 연대기적으로 다뤄 나간 본격 만화평론서이다. 전쟁 부정(否定)으로부터 출발하여 모든 종류의 차별과 억압적 지배를 거부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로 나아가는 데츠카 오사무의 독특한 세계관은 그의 모든 작품에 일관되고 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정글대제(밀림의 왕자 레오)』『무쇠팔 아톰(우주소년 아톰)』『리본의 기사(사파이어 왕자)』를 필두로, 일본 전후시기의 황폐함을 통해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한『굶주린 자의 블루스』, 인간 내면에 깊이 감추어진 이중성을 비유적으로 다룬 『뱀파이어』『제3의 눈』,생명의 존귀함과 그것을 둘러싼 사회 현실을 탐구해간 무면허 의사『블랙 잭』연작, 심오한 불교의 세계를 붓다의 일대기를 통해 장쾌한 드라마로 복원해낸 『붓다』,우주적 생명과 영원의 문제를 천착한 미완의 대작『불새』등을 주된 비평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만화왕국 일본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
저자 사이토 지로는, 데츠카가 당대 일본 사회를 어떻게 작품 속에 투영해 냈으며, 그의 만화가 일본 문화에 끼친 사회문화적 파장은 어떠했는지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전후(戰後)의 피폐되고 암울한 일본 사회에 한 줄기 꿈과 희망의 빛을 담아 보여준 데츠카의 만화는 오늘날의 일본이 있게 한 귀중한 정신적 버팀목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런 측면에서, 데츠카에게 따라붙는 숱한 별칭 가운데 '쇼와(昭和)시대 최고 지식인 중의 한 사람'이란 칭호는 바로 그의 진면목을 대변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전체 출판물의 30%가 만화라는 일본에서 '만화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데츠카 오사무(手塚治 ). 그에겐 숱한 별칭이 따라붙지만, 그 가운데서도 그의 진면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쇼와(昭和)시대 최고 지식인 중의 한 사람'이란 칭호일 것이다.
'만화왕국' 일본에서도 예전에는 만화가 천대받았었는데, 이를 반전시킨 건 단연 데츠카 오사무의 공로다. 치밀한 스토리 구성과 박진감 넘치는 화면 전개를 통해, 만화를 단순한 '시간 죽이기'용 오락물에서 철학적 깊이를 지닌 문화 장르로 승화시켜냈던 것이다. 미국 디즈니만화의 팽창주의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맞상대가 일본이요, 데츠카 오사무였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이다.
저자소개
옮긴이 손상익: 만화평론가,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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