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도 블랙기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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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한국 기업의 블랙기업화!
‘블랙기업’은 단순히 반사회적 기업, 악덕 기업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일본에서 건너온 이 용어는 “과중한 노동, 위법적인 노동을 통해 청년들을 대량으로 쓰고 버리는 신성장 대기업”(10쪽)을 가리킨다. 한편 ‘한국판 블랙기업 운동’을 펼치고 있는 청년유니온은 블랙기업을 “청년의 절박한 처지를 악용해 일상적 착취와 비합리적 노동조건을 강제하고, 유‧무형의 폭력을 가함으로써 청년의 삶과 국가의 잠재력을 무너뜨리는 기업”(187쪽)으로 정의한다. 기약도 없이 계약직으로 써먹다가 하루아침에 해고하는 경우나,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상식 이하의 저임금을 지급하는 ‘열정페이’ 현상 같은 것이 바로 블랙기업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최근 박근혜정부가 내놓은 노동개혁안의 최대 쟁점은 임금피크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저성과자 해고 프로그램’이나 ‘비정규직 및 파견노동 허용확대’ 등 블랙기업의 전형적 행태에 면죄부를 주는 내용들도 담겨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블랙기업의 범람은 불가피하다. 임금노동자로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에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한국보다 한발 앞서 블랙기업 문제가 공론화된 일본에서는 그것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떤 굴레로 작용하는지 연구가 이뤄져왔다. 『이 회사도 블랙기업일까?』는 그중에서도 블랙기업 피해사례와 현실적 대처방안을 노동자 입장에서 정리한 매뉴얼이다. 입사 전 블랙기업을 판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부터, 블랙기업에 종사하는 동안 자행되는 폭력과 착취, 그리고 퇴사 이후 정당한 자기 몫을 돌려받기 위한 방법들까지 생생한 노하우가 담긴 이 책은 동시에 우리의 노동 현실을 거꾸로 되비쳐보는 거울로써도 기능한다. 또한 실제 사례들에서 현실성이 검증된 해법들은 블랙기업의 갑질과 횡포에 맨몸으로 내던져진 노동자들, 그리고 미래의 취업준비생들에게 더없이 요긴한 방패가 돼줄 것이다.
입사에서 퇴사까지, 꼼꼼하게 착취하는 블랙기업
더 꼼꼼한 블랙기업 대응 매뉴얼
이 책은 블랙기업의 전형적인 수법 9가지를 소개하며 입사 전 탐색을 강조한다. 블랙기업은 일단 들어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현실에선 거기 아니면 당장 생계가 막막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어떤 회사든 블랙기업의 속성을 부분적으로나마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 소개된 모 생협처럼 사회적으로 칭찬이 자자한 기업조차 근로자파견법을 악용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할 노동자를 이른바 ‘쪼개기 계약’으로 연장고용해가며 쓰다 버리는 경우가 적잖다. 이 책은 ‘그따위 회사는 당장 그만두라’식의 턱없는 조언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근로계약부터 사직서를 내는 순간까지 곳곳에서 마주할 ‘블랙기업적 행태’에 맞서 그때그때 활용가능한 임기응변부터 법적‧행정적 절차까지 꼼꼼하게 안내한다.(책은 ‘구직단계―내정‧연수―근로계약―임금‧노동시간―잔업수당―휴게‧휴일‧휴가―전환배치‧파견‧강등 등 불이익변경―권력형 괴롭힘‧직장 내 성희롱‧산업재해―4대보험―해고―사직권고‧사직강요―퇴직방해’로 각 단계를 나누어 대응법을 설명하고 있다.)
해고당하고 나서 고용노동청이나 노무사에게 이 문제를 상담하러 갔다가, 해고예고수당을 청구하라는 조언을 듣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간 해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간주된다. 해고에 대해 납득하지 못할 경우에는 해고예고수당을 청구하지 말아야 한다.(138쪽)
사직원을 낼 때 일하는 동안 쓰지 못했던 유급휴가를 쓰겠다는 것도 전달해두자. 남아 있는 유급휴가의 일수를 염두에 두고 퇴직일을 결정하되, 사직서와 함께 “○월○일부터 ○월○일까지는 유급휴가를 쓰고, ○일부로 퇴직합니다”라고 적어둔다. 만일 봉급날에 유급휴가를 사용한 만큼의 임금이 포함되지 않았으면, 개인가입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교섭하든가 고용노동청 근로감독과에 임금 체불로 신고한다.(147~148쪽)
개인 차원의 매뉴얼이 아닌
사회문제로서 블랙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타산지석
이 책은 일본의 블랙기업 사례와 대응법을 다룬 책이지만 한국의 노동 관련 법제도는 일본과 유사하고 비정규직 등 노동문제의 큰 줄기에서도 일본의 경험을 뒤쫓아온 경향이 뚜렷한 만큼 블랙기업 문제 역시 일본과 우리가 다를 바 없다.
양국간 법제의 미세한 차이점은 꼼꼼한 번안과 주석을 통해 한국 독자가 한국의 상황으로 읽어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배려했다. 또한 ‘한국판 블랙기업 퇴출 운동’을 주도하며 오는 10월 ‘올해의 블랙기업 시상식’을 열 예정인 ‘청년유니온’이 10개 항목의 블랙기업 체크리스트를 비롯해 한국의 블랙기업 문제에 관한 보론을 덧붙였고, 청년유니온 자문 노무사단이 번역 감수를 맡음으로써 한국 노동자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이 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이 책이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는 데뿐만 아니라 정부마저 부추기고 있는 ‘한국 기업의 블랙기업화’의 제동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
저자소개
위법적인 노동을 강요해 노동자의 심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블랙기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에서 만들어진 변호단체이다. 2013년 7월 결성됐으며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젊은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200여 명의 변호사가 참여하고 있다. 블랙기업 피해자의 법률적 권리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블랙기업에 대한 대응책 연구·조사·정보전달·사회적 문제제기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은이: 시미즈 나오코
프레카리아트 유니온 사무국장이자 작가이다. 주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비정규 고용 중심의 개인가입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다, 2012년 프레카리아트 유니온 설립에 참여했다. 저서로『모르면 손해인 파트타이머 & 계약사원의 노동법 ver.3 』 『가르쳐주세요, 우리가 갖고 있는 일할 권리』 『 나답게 일하고 싶다』 등이 있다.
그린이: 아마노 세츠코
일러스트레이터. 일러스트와 만화를 이용하여 어려운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주된 분야는 인권・노동・여성・교육・건강. 작업한 책으로 『칼린의 새 집』(글・그림)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읽어주고 싶은 짧은 이야기』(글・삽화)『 활기 넘치는 회의・화이트보드・미팅의 비법』(삽화) 등이 있다.
옮긴이: 전형배
20여 년 동안 출판업에 종사하는 가운데 다양한 번역작업을 해왔다. 옮긴 책으로는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 불만족』『내 마음의 선물』, 오구마 에이지의『 사회를 바꾸려면』, 시바야마 게이타의 『조용한 대공황』, 와타나베 준이치의『 샤토 루즈』 등 다수.
감수: 청년유니온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는 청년들의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2010년 3월에 창립한 한국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이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노동·일자리 문제를 청년 당사자들이 직접 해결해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5~39세 청년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 전국에 1500명의 조합원이 있다. 일상적인 노동상담 및 고충해결과 더불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한국의 블랙기업에 맞서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책의 감수에는 청년유니온 자문노무사단이 함께해주었다.
*블랙기업 제보 및 노동상담(익명보장)
홈페이지 http://blackcorp.kr
전화 02) 735-0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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