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 이론과 사상(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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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 책은 대중매체, 커뮤니케이션, 매스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하는 기본 정의부터 시작하여 대중매체에 관한 다양한 이론과 사상을 망라한 대중매체 입문서로,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가 펴냈던 같은 제목의 전작을 8년 만에 전면 개정한 것이다. 그사이 대중매체를 둘러싼 환경은 인터넷과 통신의 폭발적인 변화와 활용으로 몰라보게 바뀌었다. 개정판에는 이런 변화상들이 반영되어 ‘저널리즘 이론과 사상’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광고 커뮤니케이션’ ‘홍보,PR,마케팅’ ‘전자정보통신 산업,기술의 변화’라는 장(章)을 새로 만들었으며, 초판에서 다루었던 주제들도 그 이후에 등장한 새로운 현상들과 이론을 추가하여 대폭 수정했다. 학술서 성격을 띠고 있으면서도 ‘강준만 표’ 글답게 간결하고 명쾌하면서도 풍자와 유머가 저변에 흐르며, 국제적인 흐름을 소개하는 속에서도 한국적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초판은 그동안 주로 대학에서 언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꾸준히 읽혀왔는데, 풍성하게 업그레이드 된 개정판 역시 언론학도들의 필독서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저자가 직접 쓴 집필의 변과 본문 일부를 인용한다.
한국이 세계의 독보적인 ‘대중매체 사회’라는 건 언론학자들에겐 축복이다. 다른 나라들은 ‘대중매체 사회’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한국만큼 대중매체가 사회 진로와 대중의 일상적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도 드물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한국 사회의 최대 특수성은 두말할 필요 없이 ‘서울 1극 구조’다. 이건 서양 이론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한국적 현상이다. 한국 정치에서 대중매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인들은 정당 등의 매개조직을 경유하지 않은 채 미디어를 통한 ‘직거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
게다가 한국 대중매체의 수용자는 다른 나라에선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중앙집중적일 뿐만 아니라 동질적이다. 한국 사회의 독보적인 ‘쏠림’ ‘소용돌이’ 현상은 바로 그런 특성의 산물이다. 인터넷 등과 같은 뉴미디어의 성장으로 다양화․분권화가 나타나길 기대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새로운 유형의 ‘쏠림’ ‘소용돌이’ 현상이 나타났다. 강력한 교육열에 따른 문맹 인구 일소, 대중매체 하드웨어의 수출산업 육성, 새로운 것을 적극 받아들이는 국민적 진취성, 놀이를 좋아하는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기질 등도 대중매체의 영향력을 크게 만드는 데에 기여했다. 여기에 도입 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중매체를 각종 민관 합동 캠페인 도구로 적극 이용함으로써 대중매체의 동원 기능을 비대하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대중매체는 늘 한국인 삶의 한복판을 차지해온 것이다.
‘대중매체 사회’는 그 자체로선 좋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한국이 ‘대중매체 사회’라는 걸 깨닫고 그 명암(明暗)을 이해하면서 삶의 실제 문제와 연결시키려는 자세다. (…) 이 책은 그런 인식과 이해를 위한 입문서다. (「머리말」에서)
‘소통’이라고 하면 좀 그럴듯해 보이지만, 소통을 영어로 옮기면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책은 본문에서 인간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다뤘다. 한국 커뮤니케이션의 근본 문제는 무엇인가? 신문과 방송은 후발주자였을망정 초고속으로 세계 상위권 수준에 올랐고, 인터넷과 휴대전화는 출발부터 세계 상위권이었지만, 문제는 그 알맹이와 더불어 커뮤니케이션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있다. (…) 우리가 진정 소통을 원한다면, 그 정치경제적 기반에 주목해야 한다. 그 ‘인프라’를 외면한 채 소통 부재의 책임을 개인과 집단에게만 물어선 답이 나오질 않는다. 정치경제적 기반은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는 다시 정치경제적 기반을 생산하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의 구분은 어려우며, ‘결과’가 ‘원인’으로 부활하는 순환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데 유념할 필요가 있다. (「맺음말」에서)
홈쇼핑의 꽃이라 할 쇼핑호스트가 새로운 인기 직업으로 태어난 것도 그녀들이 시청자들의 고독을 덜어주는 데에 탁월할 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홈쇼핑의 배경음악이 주로 ‘귀에 익숙한 리메이크 댄스곡’인 것도, 시청자가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삼각 구도로 상품을 늘어놓는 것도, 소비자들의 고독에 대한 배려다. 홈쇼핑이 토크쇼 형식을 도입한 것도 그것이 ‘고독산업’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생각해보라. 누가 그렇게 내게 말을 열심히 걸어주며 내 전화 한 통화에 그렇게 열띤 반응을 보여주겠는가? 홈쇼핑 말고는 없다.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 한번 보자”고 말들은 열심히 하지만, 보긴 언제 보나? 우연히 보게 되면 또 보자는 뜻이다. 그러나 홈쇼핑엔 그런 건성이 없다. 전화 걸면 금방 뭐가 날아온다. 아, 따뜻한 홈쇼핑이여!(본문 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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