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과 죄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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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우리 정치권은 또다시 ‘이념 갈등’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최근의 ‘교과서 파동’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는 굳이 ‘국가보안법’ 문제가 아니어도 언제 어떤 사안으로든 기꺼이 이념적 충돌을 감당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그 타령이냐”고 한심해 하는 사람들은 소수일 뿐, 이념 문제의 위력은 조금도 수그러들 줄 모른다. 그러나 왜 이러한 퇴행적 구태는 도대체 사라질 줄 모르는 걸까?
적대와 증오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는 숱한 상호 ‘적대 전선’들의 뿌리는 ‘해방정국의 이념 갈등’과 ‘한국전쟁’, 그리고 ‘독재정권의 폭압과 그에 대한 반발’의 과정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반세기가 넘게 지속되어온 이 과정 속에 집단최면이라 할 ‘세뇌’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적대와 증오의 패러다임’의 악순환에 갇혀 있게 했다. 민족화합을 외치고 교류협력을 말하면서도 남한 사회 내부에서조차 여전히 ‘타협과 화합의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까닭은 그것이 이성(理性)적 차원에서 제어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러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반공’의 상처가 짐작 이상으로 엄청나게 깊고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우리가 아직도 그 상처가 얼마만한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 상처의 실체를 제대로 직시하여 아는 것이 치유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상처의 깊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화해를 시도하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이다.
60개의 에피소드로 재구성한 ‘대한민국 반공의 역사’
저자들은 우리 반공사(反共史)에서 발생했던 60개의 에피소드로써 ‘대한민국 반공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독자들은 “정말 우리가 이런 야만의 세월을 살아왔단 말인가?” 하고 새삼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우리의 과거사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피 흘리는 살아 있는 상처임을 확인하면서 또 한번 놀라게 될 것이다.
상처만 깊은 게 아니다. 반공은 권력과 탐욕과 생존욕구와 원한관계 등의 이유와 과정을 거치면서 왜곡 및 증폭되었고, 내면화되었다. ‘세뇌’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치밀하고도 치열한 반공교육이 전방위적으로 전개되었다. 60개의 에피소드는 그 모든 왜곡․증폭․내면화․세뇌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 선택된 것들이다. 그 목적은 소박하다. 좌우 어느 쪽을 막론하고 조건반사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한번 더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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