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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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니 오히려 한국의 현대사에서는 개인의 불행이 사회의 행복에 기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리영희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60% 저널리스트, 40% 아카데미션”인 리영희는 한국 현대사에 최상급의 증언과 기록을 남겼다. 그의 글은 곧 그의 무기였다. 언로가 폐쇄되고 사실과 진실의 발설에 보복이 가해지던 상황에서 글은 곧 실천, 그것도 무서운 실천이었기 때문이다.
리영희만큼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의 큰 사건들을 더 직접적으로 광범위하고 치열하게 겪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굽힘 없는 글쓰기를 통해 현실을 고발했고, 그러는 가운데 누구보다 더 넓은 행동반경에서 살아왔다. 멀쩡하던 대학생들이 그의 책만 읽으면 충격을 받아 이상하게 변해가고, ‘청운의 꿈을’ 내던지고 진실과 인권과 상식의 가치에 입각해 이 사회와 나라를 걱정하게 되었다. 그의 치열한 현실 밀착적인 글쓰기가 곧 그의 글에 현실적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어떤이들은 그를 ‘의식화의 은인’이라 불렀고, 병영체제 수호를 위해 애쓰던 사람들은 ‘의식화의 원흉’으로 보았다. 개인적 삶에서는 최소한의 방어조차 거부했던, 시종일관 “흐트러지게 걷지” 않으려 했던 리영희는 아홉 번이나 연행되어 다섯 번 구치소에 가고, 세 번이나 재판받고, 언론계에서 두 번 쫓겨나고, 교수 직위에서도 두 번 쫓겨났다. 감옥에서 보낸 시간이 1012일에 이른다.
질곡 많은 한국 현대사에서 그의 삶이 평탄하지 못했던 것은,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결코 실천적 글쓰기의 맥을 잃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의 삶이 곧 한국 현대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이다.
이 책의 편저자 강준만은 시대가 변해 이제 더 이상 젊은이들이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으며 공감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의 삶을 통해 본 한국 현대사’ 또는 ‘한국 현대사를 통해 본 리영희의 삶’을 이야기해야만 리영희는 물론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더 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리영희의 저작은 물론 리영희를 다룬 거의 모든 책을 섭렵하여 리영희의 삶과 한국 현대사의 엑기스만을 뽑았다. 이 책 한 권으로 리영희의 삶을 축으로 해방 이후 한국의 현대사를 꿰뚫을 수 있다 함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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