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언론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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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신문의 소유주가 바뀌고 신문 소유지분 제한과 편집권 독립이 법제화된다면, 과연 언론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저자 장호순 교수는『작은 언론이 희망이다』를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대답은 "No!"이다.
주로 신문 편집 단계에서 발생하는 권력과 사주의 부당한 압력에 초점이 맞춰져온 지금까지의 언론개혁 논의는, 그러나 10여 개의 거대 전국지가 신문시장의 95%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함으로써 마땅히 포함되어야 할 중요한 화두 하나를 외면해왔다. 즉, 언론개혁이 '진정한 언론자유의 완성'을 추구한다면, 언론의 '거대·비대화'와 '서울 집중화'가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나 다양한 여론 수렴에 근원적 장애물임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민의가 골고루 반영되지 못하는 여론과 언로의 독점 현상은, 역설적으로 이 작은 한국 땅에서 발행되는 신문 4개가 발행 부수면에서 세계 20대 신문에 든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따라서 전국 각지와 모든 사회 계층이 실핏줄처럼 연결되어 뉴스 정보가 원활히 수급·유통되지 못하고, 곳곳에서 독과점 체제로 인한 동맥경화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명국가 치고 이렇게 신문시장의 독과점 비율이 높은 나라가 없다. 소유지분 제한이나 편집권 보장 등은 현재의 '족벌언론' 사주들을 통제할 수는 있겠지만 신문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론개혁의 핵심은 소수 특권층만이 누리는 언론의 자유를 보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보수 언론의 힘을 약화시켜 진보 언론에 실어주거나 거대 언론이 현재 누리고 있는 몫을 그보다 규모가 작은 현재의 기득권 언론에게 나누어주는 것만으로는 결코 언론개혁이 될 수 없다."
언론개혁의 작은 희망, 그러나 먼 미래의 큰 희망
저자는 거대·비대 언론으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는 한 대안이자 보완책으로서 '작은 언론'을 제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풀뿌리 지역신문'인데(저자의 개념 규정에 따르면, 여기서 지역신문이란 시·군·구 단위의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주간신문:『옥천신문』『설악신문』『홍성신문』등), 저자는 이를 통해 여타 민주국가들처럼 군소 언론과 거대 언론이 견제·공존하며 시장을 균점하는 언론구조를 만들 수 있는 '희망의 싹'을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희망'은 '만병통치약'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왜곡된 신문시장 구조의 문제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지역간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는 현상, 지방자치가 유명무실한 상황, 여론의 장에서 소외되는 계층의 소외 심화, 도저히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이는 정치 상황 등에서 발견되는 구조적 모순)와 얼마나 큰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가를 추적하면서, 그 '희망'의 의미를 충실히 드러내고 있다.
"왜 하필 지역신문인가? 그것은 언론이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는 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언론은 자리를 잘못 잡고 있다. 뿌리를 내려야 할 곳이 아닌 데 뿌리를 내린 것이다. 언론의 제자리인 시민사회가 아니라, 정부와 자본의 영역에 안주해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사를 재단해왔다. 언론개혁은 한국 언론이 제자리인 시민사회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민사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언론이 지역신문인 것이다."
'마이너 언론'(지역신문)을 화두로 삼은 최초의 본격 개론서
그간 우리에게는 이른바 '메이저 언론'만이 '언론'이었던 게 사실이다. 지방일간지조차도 관련 학계의 논의 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 정도의 이러한 풍토에서,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독특한 가치는 '마이너 언론'을 다룬 최초의 본격 저작물이란 점에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쟁점 부각에 그치지 않고, 전국지 흉내내기에 바쁜 지방지에 대한 조언, 지역신문 독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실시한 대면 여론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신문의 제작 방향 및 경영 전략 제시, 미국과 영국의 지역신문 현황 분석, 인터넷 시대에 직면한 지역신문의 생존 방안, 대안언론으로서의 지역신문의 역할 등 지역신문의 현실과 미래상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해 보고 있다. 따라서 오도된 우리의 언론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지역신문 개론서'로서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해내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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