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 이론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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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할수록 '학술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경향이 있는 우리 사회의 지적 풍토 속에서 구체적인 현실과 접속하고, 이를 반영하고자 하는 지속적인 문제의식이 담긴 대중매체 개론서가 출간되었다. 날이 갈수록 신문·방송·영화·출판 등 대중매체의 영향력과 그 위력은 점점 더 맹위를 떨치고 있음에도 그것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그 수용자인 대중과 유리되어 전문가의 영역 내에서만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저자는『대중매체 法과 倫理』와『세계의 대중매체』시리즈를 통해 대중매체의 기능과 이론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 의식하에 언론학자인 저자는 단순한 소비의 차원이 아닌,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부여하고, 창출하며,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대중매체를 탄생시킨 당대의 현실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TV로 대변되는 영상매체가 정치·사회에 미친 영향을 키치라는 말로 대변되는 1960년대 미국 하위문화와 수잔 손택의 '감수성의 문화', 앤디 워홀의 '팝아트'와 대중매체의 발전 과정 등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또한 '대중매체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허버트 실러의 '문화제국주의론',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 히틀러와 무솔리니, 그리고 매카시의 '선정선동술', 마돈나의 '페미니즘'에 이르기까지 좀더 폭넓은 의미의 대중매체 이론과 사상까지 적극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 소개된 대중매체 이론·사상은 이론 그 자체 또는 전문가들을 위해 소개된 것이 아니라 그것과 현실과의 관계, 유의미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대중매체 관련 전공자는 물론, 대중매체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언론학자들은 언론학 바깥의 연구에 너무 소홀한 게 아닐까?
한국의 언론학자들이 언론학 바깥의 문제에 대해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닌지, 기존의 언론학이 너무 '대중매체 중심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고 있는 저자는 기존의 대중매체 관련서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주제들을 과감하게 다루었다.
예를 들어 제4장「영상매체와 사회」에서는 여론을 반영하는 차원을 넘어 여론을 조작하고 스스로 여론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대중매체와 민주주의의 관계, 민주주의의 위기 등의 문제를 토드 기틀린·마셜 맥루한·토니 슈바르츠·장 보드리야르의 미디어이론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제6장「국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대중매체를 통한 문화·정보 등의 확산과 전파를 통해 제국주의적 지배 질서를 구축해온 국제 커뮤니케이션의 역사와 이 과정을 둘러싼 허버트 실러·프란츠 파농·에드워드 사이드·새뮤얼 헌팅턴·노엄 촘스키·앨빈 토플러·니콜라스 네그로폰테의 이론과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제7장「대중매체의 선전·선동」에서는 대중매체를 장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국가권력의 움직임을 히틀러·무솔리니·매카시·드골의 예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제8장「대중사회의 개인」에서는 수용자이자 소비자로서 존재하는 대중사회 시대의 개인이 어떻게 사회와 커뮤니케이션하는지, 그것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을 자크 엘륄·에리히 프롬·피에르 부르디외, 나아가 마돈나의 사례 연구를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제9장「대중매체와 지식인」에서는 현실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대중매체와 지식인간의 관계를 피에르 부르디외·크리스토퍼 래시·노엄 촘스키의 지식인론을 통해 문제 제기하고 대중매체와의 밀월을 통해 '미디어 지식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지식인들에게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시장'의 중요성을 던지고 있다.
한국의 언론 현실과 문제점 제기
흔히 학술서는 저자의 생각이나 새깔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이 책은 저자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독자나 전공자들과의 상호 커뮤니케니션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지 언론학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서양 이론에만 매몰되어 한국의 언론학자들이 우리 내부의 문제에 소홀한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 의식을 저자는 이 책에서 솔직하게 문제 제기하면서 한국의 이론과 사상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리영희의 언론운동과 김중배의 언론자본으로부터의 독립선언 등 커뮤니케이션 사상을 다루고 대중매체와 지식인의 관계를 다룬 제9장에선 문화권력,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지식인 상을 역설하는 피에르 부르디외·노엄 촘스키의 지식인론을 통해 현재 우리 나라에서 거대 권력으로까지 기능하고 있는 신문과 일부 지식인의 밀월 관계, 언론개혁 등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의 함정, 극복하고자
흔히 전문가들이 쓴 책은 전문가들이 보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들을 다루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이 다른 대중매체 개론서와 확실하게 구별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와 같은 '전문가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국 언론 현실의 문제점과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마돈나의 페미니즘 등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궁금하게 생각할 만한 실질적인 주제들을 다룬 것은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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