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치와 감성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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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문화정치와 감성이론 포스트포디즘 시대의 영화연구
저자명 : 조흡
서지사항 : 학술, 영화|288쪽|신국판|2016년 11월 18일
가 격 : 17,000 원
도서소개
감성이 이성과 논리보다 중요하다
―감성패러다임의 시대
감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오늘날 대중들은 탄탄한 서사적 흐름과 논리적 구조에 깊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각과 감정에 반응한다. 현실에서도 잘 쓰여진 글과 연설보다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는 한 장의 사진, 몇 초간의 영상이 더 큰 대중적 파급력을 가지지 않는가. 쉽게 말해서 빈곤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지적하는 한 권의 책보다 굶주리는 아동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더 많은 사람을 빈곤 문제 해결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상품의 디자인이나 광고가 감성적 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에서, 정치인의 겉모습이나 인상적인 한마디가 중요해진 현실에서, 그리고 서사의 짜임새보다 이미지의 충격이 강조되는 문화콘텐츠의 유행에서, 감성은 이제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하고 핵심적인 개념으로 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화한 포스트포디즘 경제체제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모든 것이 감성을 중심으로 재구축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7쪽
감성론이 인식론을 점점 압도하고 있는 지금 시대에 사람들의 감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대중문화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이성과 논리가 중시되던 과거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이론과 감성이론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감성론의 등장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한국적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연구서다”.
영화는 포스트포디즘 시대의 감성 공장이다
저자는 감성이 현대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특히 영화를 통해서 확인하고 검증한다. 그런데 왜 하필 영화일까? 그것은 영화가 “감성을 생산하고 그 감성에서 가치를 추출하는 기계”이며, 오늘날 “탈脫영토화한 공장으로서 관객으로 하여금 포스트포디즘 경제체제에서 생산노동을 수행하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영화야말로 감성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매체이다. 다만 여기서 다루는 영화는 영화적 기법을 사용하는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영상물을 포괄한다.
감성이 중요해진 시대에 영화 자체도 감성을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책은 <트랜스포머>를 예로 들며, 요즘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영화의 박진성과 내부적 일관성을 무시한 채, 즉 기존의 영화문법을 외면한 채 자의적인 편집을 통한 관객의 흥분과 감성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스펙터클의 생산에만 몰두”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고전 영화들이 탄탄한 내러티브와 스토리의 연속성 및 개연성을 중시했던 것과 반대로, 관객이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고 반응하도록 만드는 걸 우선시하는 방향이다. 언론 등의 미디어 또한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기능에서 벗어나 감성을 자극해 대중으로부터 주목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감성의 효과를 도외시하고서는 어떤 미디어도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감성이 곧 정치・경제・문화인 시대
저자는 이 책에서 몇 개의 대중영화를 소재로 영화가 이 시대의 감성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 또 동시에 영화가 대중의 감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감성과 이데올로기의 관계는 어떤지, 그리고 영화로 대표되는 대중문화가 정치적 실천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등을 분석한다. 저자가 분석의 텍스트로 삼고 있는 영화들은 이준익 감독의 일련의 영화와 <감시자들> <도가니> <해피엔드> 등이다.
특히 영화 <도가니>를 다룬 글은 영화의 감성 자극 기능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저자는 영화가 공공의 어젠다가 제시되고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이 이루어지는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영화가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려 강렬한 감정적 에너지를 생산하고, 대중들이 그 힘으로 인해 공론장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대중들을 정치에 참여시키는 힘은 이성과 인식이 아니라 감정에서 나오며, 그렇기 때문에 문화가 중요한 정치의 장場이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도가니> 관객의 경우, 영화 감상을 통해 영화 속 캐릭터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동일시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친구들과 구체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영화 속 이야기를 현실의 장으로 이끌어냈다. (…) 인터넷 토론장에서의 영화에 대한 글쓰기는 단순한 문화적 행위를 넘어서 사회적 실천으로 발전됐다. 문화가 정치가 되는 변화를 이룩한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이 과정에서 변화의 원동력은 분노의 감정으로 충전된 에너지였다. 보다 정확하게는 격하게 생산된 감성적 에너지가 변화를 촉구하는 정치와 접합한 결과였다. ―132쪽
이렇듯 저자는 앞으로는 감성과 감정,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메시지 전달과 정치적 실천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바라본다. 감성이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책은 감성패러다임의 출현과 그로 인한 급격한 사회의 변화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감성패러다임의 시대
감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오늘날 대중들은 탄탄한 서사적 흐름과 논리적 구조에 깊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각과 감정에 반응한다. 현실에서도 잘 쓰여진 글과 연설보다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는 한 장의 사진, 몇 초간의 영상이 더 큰 대중적 파급력을 가지지 않는가. 쉽게 말해서 빈곤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지적하는 한 권의 책보다 굶주리는 아동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더 많은 사람을 빈곤 문제 해결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상품의 디자인이나 광고가 감성적 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에서, 정치인의 겉모습이나 인상적인 한마디가 중요해진 현실에서, 그리고 서사의 짜임새보다 이미지의 충격이 강조되는 문화콘텐츠의 유행에서, 감성은 이제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하고 핵심적인 개념으로 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화한 포스트포디즘 경제체제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모든 것이 감성을 중심으로 재구축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7쪽
감성론이 인식론을 점점 압도하고 있는 지금 시대에 사람들의 감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대중문화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이성과 논리가 중시되던 과거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이론과 감성이론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감성론의 등장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한국적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연구서다”.
영화는 포스트포디즘 시대의 감성 공장이다
저자는 감성이 현대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특히 영화를 통해서 확인하고 검증한다. 그런데 왜 하필 영화일까? 그것은 영화가 “감성을 생산하고 그 감성에서 가치를 추출하는 기계”이며, 오늘날 “탈脫영토화한 공장으로서 관객으로 하여금 포스트포디즘 경제체제에서 생산노동을 수행하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영화야말로 감성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매체이다. 다만 여기서 다루는 영화는 영화적 기법을 사용하는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영상물을 포괄한다.
감성이 중요해진 시대에 영화 자체도 감성을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책은 <트랜스포머>를 예로 들며, 요즘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영화의 박진성과 내부적 일관성을 무시한 채, 즉 기존의 영화문법을 외면한 채 자의적인 편집을 통한 관객의 흥분과 감성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스펙터클의 생산에만 몰두”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고전 영화들이 탄탄한 내러티브와 스토리의 연속성 및 개연성을 중시했던 것과 반대로, 관객이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고 반응하도록 만드는 걸 우선시하는 방향이다. 언론 등의 미디어 또한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기능에서 벗어나 감성을 자극해 대중으로부터 주목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감성의 효과를 도외시하고서는 어떤 미디어도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감성이 곧 정치・경제・문화인 시대
저자는 이 책에서 몇 개의 대중영화를 소재로 영화가 이 시대의 감성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 또 동시에 영화가 대중의 감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감성과 이데올로기의 관계는 어떤지, 그리고 영화로 대표되는 대중문화가 정치적 실천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등을 분석한다. 저자가 분석의 텍스트로 삼고 있는 영화들은 이준익 감독의 일련의 영화와 <감시자들> <도가니> <해피엔드> 등이다.
특히 영화 <도가니>를 다룬 글은 영화의 감성 자극 기능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저자는 영화가 공공의 어젠다가 제시되고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이 이루어지는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영화가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려 강렬한 감정적 에너지를 생산하고, 대중들이 그 힘으로 인해 공론장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대중들을 정치에 참여시키는 힘은 이성과 인식이 아니라 감정에서 나오며, 그렇기 때문에 문화가 중요한 정치의 장場이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도가니> 관객의 경우, 영화 감상을 통해 영화 속 캐릭터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동일시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친구들과 구체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영화 속 이야기를 현실의 장으로 이끌어냈다. (…) 인터넷 토론장에서의 영화에 대한 글쓰기는 단순한 문화적 행위를 넘어서 사회적 실천으로 발전됐다. 문화가 정치가 되는 변화를 이룩한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이 과정에서 변화의 원동력은 분노의 감정으로 충전된 에너지였다. 보다 정확하게는 격하게 생산된 감성적 에너지가 변화를 촉구하는 정치와 접합한 결과였다. ―132쪽
이렇듯 저자는 앞으로는 감성과 감정,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메시지 전달과 정치적 실천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바라본다. 감성이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책은 감성패러다임의 출현과 그로 인한 급격한 사회의 변화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소개
조흡: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과 위스콘신-매디슨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연구를 전공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영화와 문화연구를 가르치고 있다. 주요 연구 관심사는 대중문화의 수용자 연구와 감성을 바탕으로 한 문화정치이며, 서구이론을 한국의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문화이론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화가 정치다』『의미 만들기와 의미 찾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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