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혐시대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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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책혐시대의 책읽기 아름답고 잔인한 '생각의 진화과정' 따라잡기
저자명 : 김욱
서지사항 : 독서․글쓰기|국판 변형|296쪽|2018년 5월 4일
가 격 : 15,000 원
비 고 : 제24회 출판평론상 수상(2018년)
도서소개
‘책혐’시대를 돌파하는 책읽기 전략
‘책의 해’가 아무리 25년 만이라지만 대뜸 ‘책혐시대’라니…, 아무래도 과장으로 들린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책혐’ 대상이 구체적으로는 “즉각적인 실용성이 떨어지는”, “장기적으로 도움을 줄” 책일진대 과장의 느낌은 사뭇 숙어든다. 최소한 그런 종류의 책이 기피되고 있다는 진단에는 동의할 수 있으므로. 따라서 ‘책혐시대’라는 말은 “세상의 진실을 이해하도록 도와 독자를 창의적으로 각성시켜주는” 책이 바로 눈앞에 있어도 못 알아보거나, 심지어 읽기는 하되 안 읽은 사람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책읽기를 하고 있는 세태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겠다. 사실 그건 참으로 억울할 일인지라, 그런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게 저자의 집필의도다. ‘책혐’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를 강조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나이 고령화’보다 더 심각한 ‘뇌의 고령화’
-책은 ‘내 생각’의 진화를 위한 도구다
생각을 성장시키는 책읽기를 멀리한 대가는 인지능력의 지속적인 퇴화다. 2013년 OECD가 발표한 국제성인역량비교를 보면, 한국인 전체의 언어능력 점수는 24개 조사국 평균에 가깝지만 세대별로는 큰 차이가 난다. 젊은층(16~24세)은 전체 4위지만 중장년층(55~65세)은 최하위권이다. 게다가 이 격차는 조사대상국들 중 가장 컸다. 수리력과 컴퓨터기반 문제해결 능력에서도 젊은층은 OECD 평균보다 높았으나, 세대가 올라갈수록 점수가 떨어지기 시작해 중장년층은 하위권을 맴돈다. 한국 전체 평균 인지능력을 중장년층이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학창시절에만 열심히 공부하고, 그 후에는 지적 능력을 연마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본래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급격한 하락을 보이는 나라는 없다. 인구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지만, 뇌는 그보다도 더 빨리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기계는 지능을 가진 인간처럼 진화하고 있는” 세상인데 “지능을 가진 인간은 단순한 기계처럼 퇴화해도” 좋단 말인가? 책혐의 양상이 계속된다면, 한국은 조만간 ‘늙은 두뇌’들로 가득 찬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다양한 좋은 책들을 소개하며, 독서를 권하는 책들은 많다. 이 책 또한 제3장에서 책읽기의 시작에 도움이 될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하지만, 이는 그저 책과 책읽기를 상찬하려는 뜻에서가 아니다. 책이 중요한 건 그것이 우리의 생각이 커가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책과 책읽기는 헛될 뿐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상가와 현자들의 책을 읽고 그들의 생각을 알게 되면 무엇 하나? 그것을 토대로 자기 생각을 정리해나갈 수 없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베껴오는 것에 불과하다.
적어도 비용과 시간을 들여 책읽기라는 수고를 하는 독자라면 각 분야 저자가 도달한 뛰어난 생각의 결과물보다 자신의 보잘것없는 하찮은 생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경우에선, 예컨대 재벌의 금고가 아무리 금은보화로 가득 차 있다 한들 내 보잘것없는 적금통장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왜 두뇌의 영역에선 천재들의 뛰어난 발상보다 내 조악한 생각의 역량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가. (…) 책읽기 행위에서 문제의 핵심은 각 분야 저자의 신뢰할 만한 훌륭한 생각을 자기 머릿속에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설픈 생각을 책읽기라는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124~125쪽
책과 화해하고, 마주하고, 사귀고, 헤어지기
-책읽기 세계로의 여행 4단계
이 책을 구성하는 4개 파트는 곧 독자들이 책읽기를 시작하며 거쳐야 할 4개 단계를 의미한다.
첫번째는 ‘책과 화해하기’다.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분명히 사람들은 책과 멀어졌다. ‘스마트’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퇴보중이며, 교양적 지식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저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 ‘책혐’의 현실을 소개하며, 그럼에도 우리가 책읽기를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를 말한다.
두번째는 ‘책과 마주하기’다. 여기서는 책읽기를 할 때의 자세와 노하우, 그리고 방법론 등을 다룬다. 너무 어린 나이에 혹은 준비가 안 됐을 때 유명 고전을 읽는 건 왜 위험한지, 교양과 인문학의 본질은 무엇인지, ‘재미없는’ 책읽기가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최고의 책읽기 기술인 ‘새끼치기’ 독서에 대해 알려준다.
세번째는 ‘책과 사귀기’다.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8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한다. 도덕․역사․철학․사회과학․자연과학․문학․예술․종교/심리 분야에서 독자들이 책읽기를 시작하는 데 유익할 책들을 고전과 참고서로 나누어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은 취향껏 어느 분야에서는 책읽기를 시작하면 된다. 책의 세계는 서로 무수히 많은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어서, 어디서 시작하든 함께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네번째는 ‘책과 헤어지기’다. 왜 책과 헤어져야 하는가? 책의 노예가 아니라 책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다. 책만 보는 바보가 아니라, 책에 담긴 지식을 지배하고 자신의 지혜를 성장시키는 독자가 되기 위해서다. 그것을 위해 저자는 비판적으로 책읽기(“현재와 단절적인 ‘과거 정보 저장하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창의적인 ‘과거 정보 활용하기’”)를 하는 태도와, 책읽기 수준의 향상을 위한 글쓰기도 제안한다. 책읽기는 책을 추종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책을 만나면 책을 죽이고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책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책의 해’가 아무리 25년 만이라지만 대뜸 ‘책혐시대’라니…, 아무래도 과장으로 들린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책혐’ 대상이 구체적으로는 “즉각적인 실용성이 떨어지는”, “장기적으로 도움을 줄” 책일진대 과장의 느낌은 사뭇 숙어든다. 최소한 그런 종류의 책이 기피되고 있다는 진단에는 동의할 수 있으므로. 따라서 ‘책혐시대’라는 말은 “세상의 진실을 이해하도록 도와 독자를 창의적으로 각성시켜주는” 책이 바로 눈앞에 있어도 못 알아보거나, 심지어 읽기는 하되 안 읽은 사람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책읽기를 하고 있는 세태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겠다. 사실 그건 참으로 억울할 일인지라, 그런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게 저자의 집필의도다. ‘책혐’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를 강조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나이 고령화’보다 더 심각한 ‘뇌의 고령화’
-책은 ‘내 생각’의 진화를 위한 도구다
생각을 성장시키는 책읽기를 멀리한 대가는 인지능력의 지속적인 퇴화다. 2013년 OECD가 발표한 국제성인역량비교를 보면, 한국인 전체의 언어능력 점수는 24개 조사국 평균에 가깝지만 세대별로는 큰 차이가 난다. 젊은층(16~24세)은 전체 4위지만 중장년층(55~65세)은 최하위권이다. 게다가 이 격차는 조사대상국들 중 가장 컸다. 수리력과 컴퓨터기반 문제해결 능력에서도 젊은층은 OECD 평균보다 높았으나, 세대가 올라갈수록 점수가 떨어지기 시작해 중장년층은 하위권을 맴돈다. 한국 전체 평균 인지능력을 중장년층이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학창시절에만 열심히 공부하고, 그 후에는 지적 능력을 연마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본래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급격한 하락을 보이는 나라는 없다. 인구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지만, 뇌는 그보다도 더 빨리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기계는 지능을 가진 인간처럼 진화하고 있는” 세상인데 “지능을 가진 인간은 단순한 기계처럼 퇴화해도” 좋단 말인가? 책혐의 양상이 계속된다면, 한국은 조만간 ‘늙은 두뇌’들로 가득 찬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다양한 좋은 책들을 소개하며, 독서를 권하는 책들은 많다. 이 책 또한 제3장에서 책읽기의 시작에 도움이 될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하지만, 이는 그저 책과 책읽기를 상찬하려는 뜻에서가 아니다. 책이 중요한 건 그것이 우리의 생각이 커가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책과 책읽기는 헛될 뿐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상가와 현자들의 책을 읽고 그들의 생각을 알게 되면 무엇 하나? 그것을 토대로 자기 생각을 정리해나갈 수 없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베껴오는 것에 불과하다.
적어도 비용과 시간을 들여 책읽기라는 수고를 하는 독자라면 각 분야 저자가 도달한 뛰어난 생각의 결과물보다 자신의 보잘것없는 하찮은 생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경우에선, 예컨대 재벌의 금고가 아무리 금은보화로 가득 차 있다 한들 내 보잘것없는 적금통장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왜 두뇌의 영역에선 천재들의 뛰어난 발상보다 내 조악한 생각의 역량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가. (…) 책읽기 행위에서 문제의 핵심은 각 분야 저자의 신뢰할 만한 훌륭한 생각을 자기 머릿속에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설픈 생각을 책읽기라는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124~125쪽
책과 화해하고, 마주하고, 사귀고, 헤어지기
-책읽기 세계로의 여행 4단계
이 책을 구성하는 4개 파트는 곧 독자들이 책읽기를 시작하며 거쳐야 할 4개 단계를 의미한다.
첫번째는 ‘책과 화해하기’다.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분명히 사람들은 책과 멀어졌다. ‘스마트’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퇴보중이며, 교양적 지식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저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 ‘책혐’의 현실을 소개하며, 그럼에도 우리가 책읽기를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를 말한다.
두번째는 ‘책과 마주하기’다. 여기서는 책읽기를 할 때의 자세와 노하우, 그리고 방법론 등을 다룬다. 너무 어린 나이에 혹은 준비가 안 됐을 때 유명 고전을 읽는 건 왜 위험한지, 교양과 인문학의 본질은 무엇인지, ‘재미없는’ 책읽기가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최고의 책읽기 기술인 ‘새끼치기’ 독서에 대해 알려준다.
세번째는 ‘책과 사귀기’다.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8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한다. 도덕․역사․철학․사회과학․자연과학․문학․예술․종교/심리 분야에서 독자들이 책읽기를 시작하는 데 유익할 책들을 고전과 참고서로 나누어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은 취향껏 어느 분야에서는 책읽기를 시작하면 된다. 책의 세계는 서로 무수히 많은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어서, 어디서 시작하든 함께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네번째는 ‘책과 헤어지기’다. 왜 책과 헤어져야 하는가? 책의 노예가 아니라 책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다. 책만 보는 바보가 아니라, 책에 담긴 지식을 지배하고 자신의 지혜를 성장시키는 독자가 되기 위해서다. 그것을 위해 저자는 비판적으로 책읽기(“현재와 단절적인 ‘과거 정보 저장하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창의적인 ‘과거 정보 활용하기’”)를 하는 태도와, 책읽기 수준의 향상을 위한 글쓰기도 제안한다. 책읽기는 책을 추종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책을 만나면 책을 죽이고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책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저자소개
김욱: 광주일고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남대학교에서 헌법, 법철학, 독서와 토론, 글쓰기와 자기표현 등을 강의했고, 사법시험 출제위원을 역임했으며,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위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프레시안』, 『대한변협신문』, 『한겨레』, 저널룩『인물과 사상』, 『월간 인물과 사상』, 『오마이뉴스』 등에 많은 평론을 썼다. 주요 저서로는 『아주 낯선 상식』, 『악플을 달면 판사님을 만날 수 있다고?』(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4년 3월 청소년 권장도서), 『누가 이순신을 쏘았는가』(제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우수상), 『법을 보는법』(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09년 6월의 읽을 만한 책), 『교양으로 읽는 법 이야기』(2007년 문화관광부 교양도서),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2006년 문화관광부 교양도서) 등 다수가 있다. 현재는 퇴직 후 책읽기와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https://youtu.be/_u-x7JBu-3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