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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한 나라의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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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이 상한 나라의 치과  근거 없는 오해와 근거 있는 불신
저자명 :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지사항 : 사회|256쪽|변형국판| 2014년 4월 11일
가 격 : 14,000 원


도서소개

치과 옆 대나무숲

치과는 공포의 장소다. 아이들에게는 치료 자체가 공포고, 어른들에게는 치료비가 공포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만 원이고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나가는 치과치료비에 살 떨리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
치과의사는 선망의 직업이다. 대학입시에서 치의대는 언제나 최상위권이고, 미혼 여성들의 배우자 순위에서도 해외 프로스포츠 선수(박지성이나 류현진 같은) 바로 다음인 2위에 올랐다. 직업별 평균연봉에서도 치과의사의 순위는 8위라는 높은 위치였다.
우리가 치과에서 겪는 경험이 대체로 부정적이고, 치과의사들 처우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그런지 치과의사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아니, 이 하나 치료하는데 치료비가 너무 비싸지 않나요? 목숨이 달린 문제도 아닌데’ 이것이 대부분 사람들이 지닌 치과(의사)에 대한 막연한 인상이며, 그들이 알고 있는 치과의 거의 모든 것일 것이다.
그런데 치과의사들 스스로는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들이 받는 치료비가 역시 너무 비싸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할까? 치과에 한 번 가면 허리가 휜다고 고충을 토로하는 환자들에게 드디어 치과의사들이 직접 답한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는 이 책에서 치과 문턱이 높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과잉진료, 고액치료가 횡행하는 상업화된 치과계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내놓는다.

비싼 치료만 권유하는 치과,
그 이유는?


어느 환자의 경험담이다. 여기저기 이가 부실하던 차에 싸다는 소문을 듣고 어느 임플란트 전문 치과에 갔단다. 상담 직원이 보더니, 대뜸 아래는 앞니 네 개 없는 곳에 임플란트를 두 개 심고, 위 앞니 빠진 곳에도 하나를 심고, 아래는 뼈가 좁으니 골 이식을 하고, 보철물도 몇 개는 새로 하고 등등 견적을 내는데, 우수리 20만 원은 깎아줘서 500만 원에 해주겠다고 하더란다. (…) 이 환자의 경우, 방사선 사진을 찍어 보니 과연 아래에 심어진 임플란트가 기울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 양쪽의 견치(송곳니)를 보니 좌우로 브릿지(고정성 의치)를 연결해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위턱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쉽게 말해 애초에 임플란트까지 할 것 없이 기존의 브릿지 방식으로도 충분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71~72쪽)

어느 임플란트 전문 치과에서 받은 임플란트가 잘못되어 다른 치과를 찾아간 환자의 이야기다. 이 환자는 결국 필요도 없는 임플란트를 잘못 받아 돈도 날리고, 건강도 해쳤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답은 쉽다. “전문가도 아닌 상담 직원을 앞세워 엉터리 견적을 내고,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풍토가 그런 과잉 시술을 부추기는 한 원인이다.”
이 정도로 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치과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치과치료는 보험치료와 비보험치료 사이에 가격 차이가 극심하다. 보험적용이 되는 아말감으로 충치를 때우면 2~3만 원에 치료를 끝낼 수 있지만, 보험적용이 안 되는 레진으로 하면 10만 원대로 가격이 올라가고, 금이나 세라믹을 쓰면 수십만 원까지 뛴다. 그런데 치과의사가 아말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레진이나 금만을 권하면 환자는 그냥 그 말에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아말감은 아예 취급하지도 않는 치과들도 있다. 그런 식으로 값싼 치료의 존재를 모른 채 비싼 치료만 받게 되는 것이다.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과
낮은 보험 수가가 만난 비극

그저 치과의사가 유별나게 양심 없고, 돈을 밝혀서일까? 그렇지 않다. 치과분야의 건강보험 보장성이 낮은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우리나라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은 60% 정도인데 치과분야는 OECD 기준 통계로 17%대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치과분야의 보장률이 짠 편이지만 OECD 평균이 40%는 되는데, 우리나라의 보장률은 낮아도 너무 낮은 것이다.
여기에 치과분야 보험치료의 수가가 지나치게 낮은 문제가 얹혀진다. 치과치료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5분 내외로 대부분의 진료와 처방이 끝나는 다른 의과 분야와는 달리 치과치료는 한 번 치료에 2~3시간씩 걸린다. 5분이면 끝나는 감기 진료비가 5000원이라고 해보자. 그렇게 따져도 2시간이 걸리는 충치치료는 12만 원이 돼야 한다. 게다가 청진기 등 간단한 도구만으로 가능한 내과 진료와 달리는 치과치료에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
이렇게 치료 한 번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니 치료비도 그만큼은 높아야 하는데, 보험치료 수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이야기다. 대표적인 보험치료인 신경치료나 사랑니 발치는 치과에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난이도도 높은데, 수가는 5~1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보험치료만으로는 도저히 병원 운영이 불가능한 의사로서는 비싼 비보험치료로 벌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건치’ 소속 의사들마저 하는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니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답도 자명하다. 치과분야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늘리고 보험치료만으로도 치과를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과잉진료와 비보험치료에 대한 치과계 내부의 자성과 규제가 뒤따른다면 국민들이 치과에 가는 길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이(齒) 상한 나라에서
이(齒) 건강한 나라로

오래전부터 치아건강은 오복(五福)의 하나로 여겨질 만큼 행복한 삶의 필수 조건이었다. 과거에는 나이 들어 치아가 상하고 빠지는 일을 막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의학의 발달로 치아를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임플란트 같은 뛰어난 인공치아도 등장했다. 문제는 치과치료를 가로막는 경제적 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은 노인이 돼서도 치아 상태가 좋고 임플란트를 잘 해 넣는데 반해, 노인빈곤층은 이도 몇 개 안 남았는데, 틀니를 할 여유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이 책에서 ‘입안을 보면 신분도 보인다’고 말하겠는가. 이 책은 여러 장에 걸쳐 치아건강의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회적 문제를 지적한다.
이 책에 담긴 21개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은 갈수록 상업화되는 치과계 현실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다. 예방과 환자의 건강을 우선하는 적절한 치료보다 돈 되는 치료에 치중하는 네트워크 치과들, 건강보험 강화가 아니라 의료영리화의 길을 가는 정부 정책, 환자들을 현혹하는 치과 광고(치약・몸약・플란트), 성형 열풍을 타며 번지고 있는 심미 치아치료 등에 대한 건치 의사들의 진지하고 솔직한 고민은 모든 국민들의 치아건강을 바라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그렇게 이 책은 이(齒) 건강한 사회를 위한 치과의사들의 소망을 가득 담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_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모든 국민의 건강한 권리와 올바른 의료, 그리고 보다 건강한 사회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더불어 실천하는 치과의사들의 모임이다. 1989년 4월, 연세민주치과의사회와 청년치과의사회가 통합하면서 창립되었다. 이후 치아 건강을 개인 건강 차원을 넘어선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며 소외계층 진료봉사 등 의료 연대활동을 통해 건강 불평등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산업구강보건 활동, 구강보험법 제정 활동, 베트남 평화의료연대, 남북구강보건협력사업, 의료민영화·영리병원 반대 등이 있다.
강신익: 약 20년간 치과의사로 살다 영국에서 의료의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의료인문학 교수로 있다. 이흥수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과 교수로 있다.
김용진: 경기도 성남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치과 건강보험 정책에 관심이 많아 구강보건정책연구회와 대한치과보험학회 활동을 겸하고 있다.
정세환 불평등을 해소하는 구강건강 정책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강릉 원주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과 교수로 있다.
신순희: 동네 치과의사로 18년을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재는 서울 종로구에 치과를 열어 환자들과 만나고 있다.
김철신: 《건치신문》논설위원과 구강보건정책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서울 종로에서 치과원장으로 일하며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정책이사로 있다.
전양호: 서울 종로구에서 평범한 치과의사로 살고 있다. 《건치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김형성: 경기도 고양시에서 치과의사로 일한다. 의료와 경제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김의동: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서울시 중구에 자리잡은 동네 치과에서 13년째 주민들의 치아를 돌보고 있다.
전민용: 개인의 건강과 사회의 건강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는 치과의사다. 경기도 안양에서 일하며 사회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정치적·문화적 활동을 하고 있다.
소종섭: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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