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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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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테오리아  20세기를 대표하는 21권의 책
저자명 : 발터 에어하르트ㆍ헤르베르트 야우만 엮음|김홍진 옮김
서지사항 : 인문|신국판|양장본|608쪽|2006년 09월 23일
가 격 : 28,000 원


도서소개

프로이트에서 하버마스까지 세기의 책, 세기의 이론들

이 책은 독일에서 개최된 ‘세기의 책 - 20세기의 이론들’이라는 기획 강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이론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세기에 한 번 나올 만한 위대한 책과 이론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책의 편집인인 발터 에어하르트와 헤르베르트 야우만이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주로 두 가지 문제 제기를 통해 산출된 결과물이다.
첫째,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의 사유전통과 학문분야가 20세기에 거두었거나 적어도 거두려고 애쓴 성과는 무엇인가?
둘째, 그 학문들은 어떻게 그것들의 시대에 관여했고, 구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위대한 이론은 무엇인가?
따라서 이 책은 단지 책에 대한 책이 아니라 20세기 사상의 지도를 대표하는 원전과 이론들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편집인 에어하르트와 야우만은 이 책에 담긴 목록들이 단지 20세기를 대표하는 이론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21세기에도 지속적인 시사성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기준들을 통해 선정된 프로이트에서 하버마스에 이르기까지 모두 21명의 사상가들과 그들의 책, 이론들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각의 독특한 접근방법과 깊이를 가지고 밀도 있게 소개한다.

비판적 학문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17세기 근대과학의 성립 이후 서구 사유의 방향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들에 대해 질문하는 형이상학적 전통과 결별하고 좀더 실재적으로 세계를 설명해줄 수 있는 각 특수 학문분야가 더욱 존중받게 되었다. 이에 칸트는 학으로서 형이상학을 부정했고, 콩트는 인간의 지식이 신화적, 형이상학적, 실증적 단계를 거쳐 발전한다고 보았다.
이 책에 포함된 20세기의 이론들은 근대과학 이후 구체성의 세계로 내려온 학문이론이 어떻게 분화되고 발전되어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근대 이후 붕괴의 길을 걸었던 형이상학의 부흥을 가져다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 외 대부분의 목록은 현상학, 해석학, 언어학, 인류학, 사회학 등 세분화되고 구체화된 20세기 세계를 반영하는 이론들로 채워져 있다. 게다가 하이데거 역시 후기에 접어들면서는 형이상학적 의미의 존재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세기 서구 지성사는 가히 ‘실체 인식’보다는 ‘실재 인식’을 위해 매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20세기 서구 지성사가 반박할 수 없고 불변하는 진리에 천착하기보다 실재 세계를 정확히 설명하고 반영하는 학문이론에 더 방점을 두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더 나아가서 이들 이론이 ‘진리 이론’으로서보다는 ‘비판적 이론’으로서 성격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존의 세계관, 가치관, 사물관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책의 기고자들 역시 그러한 비판적 전통 안에서 학문적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실로 ‘세기의 책’이라는 목록에 이름을 올린 20세기 대표 이론가와 그들의 이론들을 ‘비판적인’ 입장에서 고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 책이 일반적으로 ‘책을 소개하는 책’과 구별되는 가장 특징적인 변별점이다.
예를 들어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비판이론은 20세기에 접어들어 객관적 이성으로서 패러다임이 도구적 이성으로서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었음을 아주 적확하게 보여주었지만, “과거의 비판이론이 문화가 산업생산을 따르고 점점 더 닮아간다는 데에서 출발한 반면, 오늘날엔 거꾸로 생산 분야가 문화산업의 모형을 점점 더 닮아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문화와 대면해서 더 이상 관객이나 독자, 관람객이나 청중이 아니라 행위자와 이용자로서 우리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발간 즉시 ‘정신과학의 이정표’라는 찬사를 들으며 100만 부 이상 팔려나간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역시 ‘상대주의와 비합리주의’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쿤은 자신의 책을 통해 과학의 진보가 누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혁을 통해 혁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과학에 대한 지식은 본질적으로 어느 한 집단의 공통된 속성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분명 그의 과학관은 상대주의적 과학관의 씨앗을 뿌려주었다. 하지만 그의 상대주의적 입장은 자기 함정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패러다임 중립적인 경험ㆍ증명ㆍ합리성의 표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데 대한 정당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패러다임 변혁의 자기 정당성을 어디서 확보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에 실린 모든 목록들은 ‘세기의 책’이면서도 ‘비판의 면도날’을 피하지 못한다. 비판적 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즉 20세기 이후 지성사에서 지식 기반은 언제든 ‘열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이 책의 한 목록을 차지하고 있는 가다머가 주장한 “수정의 진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비판적으로 수정되고 계승된 진리이며, 우리 이후에도 그러리라는 것이다.

현실세계를 이끈 이론들
20세기의 이론들이 ‘실재 인식’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은 이들 학문이론이 실재 세계에 바탕을 두면서 그와 끊임없이 소통하려 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는 각 이론이 세계로부터 영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역으로 세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두말 할 필요 없이 가장 광범한 영향을 끼쳤고, 21세기가 된 지금에도 그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이전까지 비학문적이고 신비적인 영역에 머물렀던 ‘꿈 해석’을 학문이론, 특히 정신분석이라는 특이한 영역으로 이끌어냈고 인간 심리와 정신에 대한 관심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 한편 20세기에 출간된 사회학 서적 중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히는 베버의 『경제와 사회』는 전통적 지배, 합법적 지배, 카리스마적 지배로 유형화한 ‘지배사회학’의 제시로 근대 국가기관의 탄생을 설명했을 뿐만 아니라 발전사적 관점에서 사회학을 다룸으로써 사회 해석이 해당 시대의 정점에서 비환원주의적 태도로 이루어져야 함을 제시했다. 이는 이후 많은 사회학 연구의 척도가 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루카치에게 “히틀러와 로젠베르크가 고안해낸, 일종의 인종차별적인 사이비 학문의 서론”이라는 비판을 받은 슈미트의 『정치적인 것의 개념』, 20세기 페미니즘의 전범이 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언어가 더 이상의 단순한 매체가 아님을 보여준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 서구 중심적 세계에서 낯선 것 속에서 자기 것, 자기 것 속에서 낯선 것을 인식하는 문화과학적 방법론을 보여준 레비스트로스의 『친족의 기본 구조』 등 이 책의 모든 목록들은 당대의 세계를 해석해냄은 물론 그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이 이론들은 21세기에도 세계와 소통하고 반박되고 수정되며 끊임없는 영향을 줄 것이다.

파편이 아닌 전체로서 20세기 지성사
이 책은 1900년에 출간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서부터 1997년에 출간된 루만의 『사회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20세기에서도 어느 특정 시대에 편향된 것이 아니라 100년의 사상사 전체를 아우르는 목록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목록에 포함된 사상가들의 이론과 책들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사실상 20세기 사상의 흐름을 관통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편집인들이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의 목록들은 다른 시각에서 보면 편향적일 수 있고, 제2의 다른 목록이 작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20세기 서구 사유방향의 주요 흐름이었던 정신분석학, 현상학, 분석철학, 실존철학, 해석학, 언어학적 전환, 철학적 인류학, 사회학적 체계이론 등을 망라한다는 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전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해당 철학자와 이론들이 단편적이고 폐쇄적으로 소개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후설의 『논리 연구』나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소개한 부분에서 단지 해당 책의 중심 사상만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서구 철학에서 현상학이나 존재론의 전체 흐름을 보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이 길에서 하이데거는 후설과 아리스토텔레스뿐만 아니라 칸트도 만났다. ‘존재의 의미’에 대해 묻고 답하는 일종의 존재론으로서 하이데거가 재작성한 현상학적 프로그램에서 존재론은 ‘초월적’ 학문으로 나타난다. 초월성 개념은 지금까지 본질적으로 인식하는 주체의 구성 능력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칸트는 물론 후설에게도 해당된다. 칸트의 ‘초월적 연역’의 최고 원칙은 “‘경험 가능성’의 조건은 (…) 동시에 ‘경험 대상의 가능성’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인식하는 주체의 구성 능력들, 즉 후설의 보편적 현상학적 구성 요소들은 구조가 있는 지식 형성으로서의 경험과 초월론적 종합의 객체로서 대상들에 관한 것이다. 하이데거의 초월론적 상상은 오성의 업적으로서 이와 같은 선험적 종합의 자리에 다시금 ‘존재의 의미’의 개념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략) 이를 통해 하이데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 개념은 종속의 개념도 아니고, 초월론적 개념도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려고 한다. 그 개념은 오히려 존재의 모든 인식의 바탕에 ‘조건적’으로 이미 깔려 있는 존재의 이해를 지칭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존재가 무엇이냐는 물음과 존재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물음이 혼동될 수 있다. 또 다른 말로 표현하면,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존재’의 의미를 구성함으로써 답변이 시도된다. 하이데거는 이와 같은 시도를 ‘기초존재론’이라고 명명한다.

인용된 예에서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이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칸트와 후설을 경유해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듯 이 책은 단절적인 21명 사상가의 21개의 책과 이론을 단편적으로 모아놓은 책이라기보다 20세기 서구사상 100년사 전체 흐름이 유기적으로 엮여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 특징적인 것은 한 저자가 전체를 저술한 것이 아니라 각 사상가에 전문가인 21명의 석학들이 저술함으로써 마치 산을 넘어갈 때 여러 특색 있는 지형을 넘어가듯 해당 이론들을 따라가는 재미를 더해준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옮긴이 김홍진 교수의 말처럼 난해한 이론서들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해당 이론서들을 직접 읽어보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해줄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들
레나테 슐레지어 파더보른대학 어문학ㆍ문화과학적 인류학 교수∥미하엘 아스트로 그라이프스발트대학 미학ㆍ예술철학 교수∥헤르베르트 야우만 그라이프스발트대학 문예학ㆍ게르만어문학 교수∥한스 위르겐 헤링어 아우그스부르크대학 언어학ㆍ독일어 교수∥볼프강 슐룩흐터 에어푸르트대학 사회학 교수∥위르겐 미텔슈트라스 콘스탄츠대학 철학ㆍ학문이론 교수∥헬무트 레텐 로스톡대학 문예학ㆍ근대 독문학 교수∥카를-지크베르트 레베르크 드레스덴공과대학 사회학이론ㆍ문화사ㆍ문화사회학 교수∥페터 뷔르거 브레멘대학 로만어문학 교수∥게르하르트 쉬베펜호이저 바이마르-바우하우스대학 철학ㆍ미학 강사∥크리스타 뷔르거 프랑크푸르트대학 문예학ㆍ문학 교수법 교수∥레나테 라흐만 콘스탄츠대학 문예학ㆍ슬라브어문학 교수∥발터 에어하르트 그라이프스발트대학 독일 문예학ㆍ게르만어문학ㆍ문학이론 교수∥라이너 로젠베르크 베를린자유대학 문예학ㆍ게르만어문학 교수∥기젤라 페벨 슈트트가르트대학 로만어문학 전임강사∥프란츠 폰 쿠체라 레겐스부르크대학 철학 교수∥우르술라 링크-헤르 바이로이트대학 로만어문학ㆍ문예학ㆍ비교문예학 교수∥베르너 슈테크마이어 그라이프스발트대학 실천철학 교수∥에곤 프레이크 그라이프스발트대학 고대사 교수∥콘라트 오트 그라이프스발트대학 철학ㆍ환경윤리 교수∥위르겐 포르만 본대학 근대독문학ㆍ문예학 교수 옮긴이 김홍진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학사 및 석사. 독일 괴테-인스티투트에서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교사 디플롬 취득. 독일 쾰른대학 문학박사. 2004년 2월까지 숭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역임 및 현 명예교수. 숭실대학교 국제협력부장ㆍ교무처장ㆍ인문대학장ㆍ교수협의회 회장 역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객원교수(2003). 주요 논문으로는 「파울 하이제의 초기 노벨레 서술기법」, 「기술복제시대의 문학」, 「헤르더의 미학적 역사 이해」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하인리히 뵐의 『아홉시 반의 당구』, 스테판 안드레스의 『여기는 유토피아』, 에리히 레마르크의 『개선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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