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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등록금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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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미친 등록금의 나라  '반값 등록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저자명 : 등록금넷, 참여연대 기획|한국대학교육연구소 집필
서지사항 : 정치, 사회|312쪽|국판변형|2011년 1월 14일
가 격 : 13,000 원


도서소개

사람 잡는 괴물이 된 등록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 마지않는 건 ‘한국의 교육’이 아니라 ‘한국인의 교육열’이다. 그런 선망을 자아내는 우리의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 현실은 때로 소리 없는 비명에 잠긴 지옥도나 다름없다. 숨 막히는 입시경쟁, 끊이지 않는 성적 비관 자살, 인성교육이 사라진 교실붕괴, 폭증하는 사교육비, 대학서열화로 빚어진 학벌계급…… 그 한가운데 ‘서민의 저승사자’라 불리는 대학등록금 문제도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경제규모로는 15위, 1인당 국민소득으로는 49위이다. 그런데 대학등록금 액수는 세계 2위로, 미국 다음이다.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잘사는 나라이기라도 하다면 모르되, 이건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증거로 봐도 무방하다. 사람을 가르치고 기르는 교육비가 이렇게 사람 잡는 괴물로 되어버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오늘날의 ‘등록금만 1000만원 시대, 교육비는 2000만원 시대’라는 현실이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는 것도 아니다.

(물가상승률보다 늘 더 높게 등록금을 인상해온 전력에 비춰볼 때) 앞으로도 매년 평균 5%씩 등록금이 인상된다고 가정해보자. 2010년 대학에 입학한 A군(남학생, 2년 재학 후 2년 군생활, 이후 복학한다고 가정)이 국립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2017만 원이, 사립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평균 3425만 원이 필요하게 된다. 2010년 초등학생 3학년(10세)인 B군이 10년 후 국립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등록금은 3285만 원, 사립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등록금은 5578만원에 이르게 된다. (…) 매달 50만원씩 적금을 붓는다고 해도 은행 평균금리(3.3%)를 감안했을 때 1년 후 세후 수령액은 61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게 10년을 모아야 겨우 내 아이의 4년간 대학등록금을 모을 수 있단 얘기다. (본문 73∼74쪽)

다른 나라들은 어째서 저등록금이나 무상교육이 가능한가?
OECD 국가들의 경우, 대학등록금이 아예 없거나 우리의 반의 반값에도 못 미치는 등록금을 내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여기엔 체코나 뉴질랜드처럼 국민소득 기준으로 볼 때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들도 포함되어 있다. 대학교육에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할 수 있는 부자 나라여야 등록금을 싸게 매길 수 있으리란 선입견은 착각일 뿐이란 게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게다가 수업료 형태의 등록금이 없었던 10년 전의 프랑스는 1인당 국민소득(미국달러의 구매력지수 환산액 기준)이 2만4400달러였는데, 마찬가지 기준으로 우리는 지금 1인당 국민소득이 2만8100달러(2009년 현재)에 이른다. 다른 나라들처럼 하지 못하는 이유가 우리의 경제 형편 때문이 아니란 얘기다.

2010년 우리나라 국민1인당 명목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섰다. 유럽 대학들이 무상교육을 실시할 당시 소득인 5000∼1만 달러보다 2배 내지 4배 이상이다. 물가 변동분을 감안해 분석한 실질국민소득으로 비교했을 때도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전후로 무상교육을 실시하던 유럽 국가들의 당시 소득에 도달해 있다. (272쪽)

절대빈곤국이야 예외겠지만, 저등록금이나 대학 무상교육은 결국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가 합의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철학과 정책의지의 문제라는 얘기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의 책임을 해당 개인만이 아니라 정부-기업-대학이 공히 나눠서 지도록 하는 데 합의가 이뤄져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잘사는 나라는 잘살기 때문에 국민 복지 혜택을 늘리는 것이고, 못사는 나라는 못사니까 등록금 부담을 낮추어주는 것이다. 경제력 수준이 대학등록금 액수를 결정짓는 게 아니란 얘기다. 그런데 우리는 잘살지 못했을 때는 잘살지 못해서 등록금이 비쌌고,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소득이 늘어 과거에 비해 잘살게 된 지금에는 잘사니까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한단 얘기다. (…)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세계 다수의 국가들은 대학교육을 국가가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복지 차원에서 바라보는데, 우리는 철저히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273쪽)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와 기부금 입학제의 함정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줄 비책인 양 적극 주장되고 있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와 ‘기부금 입학제’에는 매우 위험한 함정이 숨겨져 있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면서 단지 대출학자금을 취업 후에 갚도록 하는 방안에 불과한데, 무슨 대단한 지원책인 양 호도되고 있다. 게다가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원책으로 보기에 민망한 정도를 넘어 의아스런 대목이 하나둘이 아니다.

2010년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 대학 4년간 (등록금 전액) 3425만 원을 대출받았을 때 총 1억3200만 원을 28세부터 무려 37년 동안 갚아야 한다. 졸업 후 소득이 최저생계비 수준 이상만 되면 바로 상환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취업을 한다 해도 대출금 상환 때문에 결혼도, 내 집 마련도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239쪽)

기부금 입학제 역시 부유층의 기부금으로 서민층의 교육비를 지원함으로써 교육의 기회균등과 소득 재분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양 선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혀 딴판의 결과를 낳게 된다. 무엇보다 기부금이 대학 서열에 따라 서울지역 주요 대학에 집중됨으로써 수도권 군소 대학이나 지방대에는 오히려 그나마 있던 기부금마저 사라지게 만들 것이고, 고소득층 자녀의 명문대 입학률이 월등히 높은 현실에서 기부금이 집중될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에는 정작 지원받을 서민층 학생 자체가 없는 아이러니를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값 등록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는 근거
등록금 ‘반값’이란 게 아무런 근거 없이 불쑥 나온 건 아니다. 우선 2010년 현재 일반 사립대학의 모든 계열을 합산한 연간평균 등록금은 754만 원으로, 370만 원 정도를 그 ‘반값’으로 본다면 국제적 비교 속에서 ‘반값’의 위치는 또 이렇다.

등록금을 부과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일반적인 등록금 수준은 1인당 국민소득의 1/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 2009년 구매력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80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1100원의 환율을 적용해보면 약 3100만 원가량 나오고, 그 1/10 수준은 310만 원에 해당한다. (292쪽)

결국 그 중간값이라 할 연간 350만 원 내외의 ‘반값 등록금’은, OECD에서 등록금 고/저 국가를 구분짓는 기준선이 1500달러(165만 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절대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
물론 이를 실천해내는 데 있어서 현실적으로 중요해지는 과제는 당연히 ‘예산 확보’ 문제다. 대학등록금 총액 14조 원(2009년) 가운데 장학금과 취업후 학자금 상환예산을 빼면, 실질등록금 총액은 11∼12조 원이다. 따라서 반값 등록금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5.5조∼6조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예산은 현재 여야가 각기 발의해놓고 있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만 잘 합의 처리해도 7.6조∼10.2조 원의 재원이 마련될 수 있다. 4대강 예산 연간 9.5조 원이나 부자감세 연간 16조 원에 비하면, 이 정도 예산을 반값 등록금 지원에 쓴다고 마치 나라살림 거덜내는 듯 호들갑을 떤다는 건 너무 치졸한 정치공세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문제는 ‘돈’이 아니라 정책당국의 적극적 ‘의지’인 것이며, 이를 어떻게 국민들이 요구해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저자소개

한국대학교육연구소: 1993년 개소 이후 현장성을 기반으로 우리 대학의 당면 과제를 정면으로 풀어나가면서 현실적 대안을 생산하는 연구조직을 지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여건, 교육재정, 교육정책 등 다방면에서 대학교육의 실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50여 권에 이르는 연구보고서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내왔다. 특히 등록금 등 대학재정 분야에 있어서는 15년이 넘게 한 우물을 파 그 전문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상담․강연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중에 있다. 특정 분야를 연구하는 진보 싱크탱크로서는 드물게 8명의 상근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다 나은 대학의 미래를 위해 오늘도 머리를 싸매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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