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경쟁사회

도서명 지위경쟁사회
저자명 마강래
비고 사회|232쪽|변형국판|2016년 11월 30일
가격 14,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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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왜 풍요한 사회가 ‘헬조선’이라 불리는가?

최선을 다해 불행해지는 사회에 살다

풍요 사회를 구가하는 사람들의 삶이 행복하리라고 보는 건 매우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2015년 기준 GDP 세계 11위의 경제 규모, 국가예산 규모는 세계 12위, 경상수지 흑자 순위는 세계 5위, 외환보유고 순위 세계 7위인 한국은 어떨까? 분명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나라임에 틀림없지만, 여러 행복지수에서는 하위권을 면치 못한다. UN이 발표한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은 10점 만점 중 5.8점으로 58위였다. 다른 조사에는 80위, 심지어 118위를 기록한 조사도 있었다. 이런 수치를 들이밀 것 없이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인들이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는 증거다. “한국은 풍요로운 사회가 지옥 같은 곳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
저자는 한국이 ‘지위경쟁사회’라는 데서 답을 찾는다. 오로지 한 단계라도 더 높은 등위를 지향하는 지위경쟁은 사람들을 끝없는 불안과 초조 상태로 만든다. 따라서 지위경쟁이 우리 모두의 행복을 깎아 먹으며, 전 사회적인 노력의 낭비를 가져온다고 경고한다.

‘원하는 걸 충족한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는 데만 온 신경과 노력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경쟁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나타난다.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시장에서든 다양한 종류의 경쟁들은 하나의 궁극적 목적을 향해 있다. 바로 ‘더 높은 지위’다.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산업이 고도화되는 미래, 그러니까 더 풍요로워진 미래에는 지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위를 의식한 사회경제활동에 비중을 둘 것이고, 지위의 희소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지위를 둘러싼 경쟁, 즉 지위경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41~42쪽

무엇이 지위경쟁인가?

본래 지위경쟁은 학력이 사회적 지위획득의 수단이 되면서 사람들이 더 높은 학력을 취득하려 경쟁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학력이 계속 올라가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교육사회학의 용어였다. 저자는 이 용어를 빌려와 그 개념을 확대하고 재규정한다. 예컨대 지금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에는 큰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무엇을 얼마나 더 가졌는지다. 절대적인 성취보다 상대적인 위치가 더 중요해지는 경쟁, 이것이 지위경쟁이다.
저자가 재정의한 지위경쟁의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 상대평가라는 점에 있다.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신의 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경쟁에는 어떤 절대적 기준이 없다. 내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잘해도 남들이 더 잘하면 나는 못하는 것이다. 둘째, 보상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만약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 경쟁은 치열해지지 않는다. 상대평가에 따른 보상의 격차가 지위를 만들어낼 만큼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경쟁에 뛰어든다.
지위경쟁이 관철되는 지위경쟁사회에서는 내가 가만히 있으면 남들이 나를 앞질러 간다. 그리고 앞서가는 사람에게는 큰 보상이, 뒤처지는 이에게는 가혹한 벌칙이 주어진다. 이런 구조에서는 모두가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이 속도를 올리면 나도 더 빨리 뛰어야 한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쫓으며 한시도 쉬지 못한다. 이른바 ‘레드퀸 효과’다.

지위경쟁사회의 풍경들: 노동, 소비, 교육, 결혼의 영역

우리나라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평균임금보다도 낮은 소득을 받지만, 상위 1%들은 수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는 억대 연봉도 받게 해주지만, ‘상대적으로 나쁘다’는 평가는 연봉의 동결/인하 내지 해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낮은 평가를 받음으로써 생기는 자존감의 상처는 덤이다. 이것이 직장인들로 하여금 더 길게 더 많이 일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우리나라에서 SKY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들은 1만 명 내외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53%, 부총리 및 장관의 71%, 병원장의 53%, 종합병원 의료인의 42%, 법조인의 65%, 고시합격의 54%, 대학교수의 40%, CEO의 53%가 SKY대학 출신이다. 반면 하위권 대학을 나와서는 취직도 힘들다는 걸 모두 잘 안다. 허리가 휘도록 사교육비를 내고 밤잠을 줄이면서까지 공부를 하는 이유다.
최근 노동사회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20∼30대 남성노동자 임금 하위 10%의 기혼자 비율은 6.9%다. 그런데 상위 10%의 결혼 비율은 82.5%로 12배나 더 높다. 학력으로 따졌을 때도 비슷한 양상이다. 20~30대 중 대졸 학력 소지자는 약 55%가 기혼자다. 하지만 고졸 학력의 경우는 45%다. 특히 고졸 남성은 32%만이 결혼을 했다.


통계청에서 발행된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의하면, 1995년에는 20~30대의 65%가 결혼을 했다. 하지만 이 비율은 꾸준히 낮아져 2010년에는 47.6%로 떨어졌다. 15년간 무려 17.4%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결혼 감소 추세는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결혼을 못하면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0~30대 대졸자 중 기혼자 비율은 1995~2010의 15년 동안 약 55%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하지만 1995년 70% 정도였던 고졸 중 기혼자 비율은 2010년 약 45%로 크게 줄어들었다. 중졸자 중 기혼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에 81.8%에서 51.9%로 무려 29.9%포인트나 하락했다. -194~195쪽

지위경쟁의 연료는 ‘나만 뒤처지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위경쟁에서 밀려나는 건 영구적인 탈락을 의미한다. 이런 지위경쟁은 개인에게 고통을 줄 뿐 아니라 결국에는 집단을 공멸의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어떻게 지위경쟁의 쳇바퀴를 멈출 것인가
직장에서 동료에 뒤지지 않기 위해 야근과 휴일근무를 밥 먹듯 하는 것,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명품을 두르고 다니는 것, 별 필요도 없는 공부를 단지 자격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몇 년씩 해야 하는 것, 부모의 재산이 든든할수록 결혼할 확률이 올라가는 것.... 이 런 것이 지위경쟁의 사회적 양상이다. 지위경쟁사회는 낙오자들을 만들어내며 굴러간다. 사회의 많은 영역에서 사람들은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 최선을 다한다. ‘무한 경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힐 뿐, 그저 남을 제치기 위한 경쟁은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불행해질 뿐이다. 모두가 경기장에서 일어나 경기를 관람하면, 모두 앉아서 볼 때와 다를 바 없이 힘만 더 드는 것처럼 말이다. 전형적인 ‘낭비 경쟁’이다.
사회 발전 초기에는 경쟁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더 많이 일할수록 생산량은 늘어나고, 더 많이 공부할수록 교육 수준은 올라갈 것이다. 이는 사회적 부를 늘리며, 경쟁 참여자들에게도 이익을 준다. 그러나 일정한 발전을 이룬 사회에서 단지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더 이상 사회적 부를 높이지 못한다. 오히려 승자독식이 심해지며 자원배분이 불평등해진다. 결국 사회적 이득보다 사회적 손실이 더 커지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 우리가 경쟁의 정도와 속도를 늦춰야만 한다고 말한다. 지금과 같은 지위경쟁은 ①경쟁의 내용보다 순위에 집착하게 만들어 본질을 잃게 하고 ②출혈 경쟁으로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며 ③소수가 사회적 보상을 독식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경쟁으로 인한 이득보다 폐해가 훨씬 크다는 걸 깨닫고 새로운 협력적 시스템을 고민하자는 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다.



 
저자소개
마강래: 인생의 반을 도시경제 연구에 바쳤지만 지천명이 다 돼서야 자신의 학문이 도시만이 아닌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공부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지난 몇 년간 ‘사회경제적 형평성 제고’와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요컨대 ‘함께 사는 법’에 대한 고민을 토대로, 경쟁과 차등에 기반을 둔 사회경제 시스템의 다양한 변수들이 도시민의 삶의 만족감을 어떻게 떨어뜨리고 있는지 면밀히 살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의 중간 결과물로서 저자는 ‘더 높은 지위’라는 신기루를 좇는 우리의 노력이 헛되고 낭비적이며, 이로 인해 우리 삶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중앙대학교 정경대학에서 응용통계학(경제학사)을 전공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박사과정을 밟고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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